2024.09.29 나를 기념하라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3~26, p.277, 요 6:55~57, 220, 229장)
1972년 10월 3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Montevideo)를 떠난 전세 비행기 안에는 15명의 아마추어 럭비 선수들과 응원단으로 따라가는 친구 25명과 승무원 5명, 합해서 45명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기(天氣)가 너무 좋지 못해서 안데스산맥에 아무런 식량도 없이 동체 착륙을 하고 말았습니다. 바깥에는 모든 것이 다 얼어붙은 상태였습니다. 45명이 67일간의 사투(死鬪) 끝에 살아서 구출된 사람은 16명이었습니다.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죽은 사람의 시체를 뜯어먹고 연명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시체가 부패하지 않고 그대로 얼어버렸기 때문에 꽁꽁 언 시체를 조금씩 뜯어먹으면서 생명을 이어갔습니다.
생존자 중 호세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 예배에 빠지지 않았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저는 학생 시절에 교회에 한 주일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교회에 다녔지만 사실 신앙이 없었습니다. 저는 눈 덮인 산에서 죽음과 싸우며 비로소 하나님의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수없이 성찬(聖餐)에 참여했으나 기계적으로 빵과 포도주를 든 것뿐이며 그 뜻이 내 가슴에 와 닿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나 산 위에서 죽은 친구의 살 조각을 손에 들었을 때 그것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매 주일 교회에 나와 주님의 말씀을 듣는데, 성경은 말하기를 주님의 음성을 듣는 자들은 살아나리라(겔 37장)고 했습니다.
그런데 성만찬 예식은 듣는 말씀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는 말씀입니다. 마치 근육주사가 아니라 혈관주사를 맞는 것처럼 신속하고도 강력한 은혜를 체험하는 방편입니다.
오늘 성만찬에 참예함으로 우리의 영혼과 심령과 믿음이 살아나는 역사가 임하기를 축복합니다.
성만찬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의 실제가 무엇이었는가를 보여주는 예식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몸을 찢기시고 피를 흘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죄와 저주와 형벌에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당신의 생명을 내어 주셨습니다. 생명을 희생하심으로 생명을 살려주셨습니다.
이사야 53장 5절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성만찬에서 먹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을 가리킵니다. 포도즙은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성만찬은 그리스도를 먹고 마심인데, 예수님을 나의 생명으로 온전히 받아들임을 확인하는 예식입니다.
요한복음 6장 53~58절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찬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성만찬은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이 우리 성도들과 맺은 새 언약을 상기시켜 줍니다(고전 11:25, 히 8장).
구약시대 때에는 짐승의 피를 매개체로 하여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관계가 복원되고 유지되었지만 이제는 예수님의 생명과 죽음을 담보하여 언약이 맺어졌으니 단번에 온전하고도 영원불변한 관계복원과 회복이 보장되었습니다.
히브리서 8장 13절 말씀입니다. “새 언약이라 말씀하셨으매 첫 것은 낡아지게 하신 것이니 낡아지고 쇠하는 것은 없어져 가는 것이니라.”
성만찬은 감사(축사하시고)의 축제입니다. 베푸신 것을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받고 누리고 나누는 영혼의 식탁입니다. 축복의 상에 초대된 기쁨을 만끽하는 예식입니다. 장차 영원하신 하나님 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을 것의 모형이기도 합니다.
마태복음 26장 29절 말씀입니다. “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성만찬은 하나 됨(떡을 떼고, 잔을 나누고)을 공고히 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주님과의 교제뿐만이 아니라 교회 지체들의 하나 됨을 시각적으로 실천하는 예식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한 피를 받은 형제요 자매요 가족이 됩니다. 실제로 수많은 포도송이가 으깨져서 즙을 만들고, 수많은 곡식 낱알들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 떡 덩이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은 성만찬에 함께 참예하는 일로 단단한 결속과 연합을 다짐하게 됩니다.
성만찬은 생명의 복음을 온 천하에 전파하기로 다짐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26절에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 마다 주가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 하십니다.
교우 여러분, 성경은 우리의 존재 자체가 예수님 안에서 변화가 되어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고후 5:17). 복음 증거의 수단은 입으로만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으로 증거 합니다. 사랑과 용서, 희생과 헌신의 삶을 다짐 하십시다.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떡과 잔을 합당하게 먹고 마시는 것이겠는지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는 우리 각자의 죄를 깨닫고 고백하며 통회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거기서 살이 찢기시고 피를 흘리신 것은 바로 우리들의 죄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우리가 죄사함을 얻었고 하나님과의 화목한 관계의 회복을 얻었으며 영원한 새 생명을 얻었다는 확신과 기쁨과 감사함을 가지고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변화된 삶 성결한 삶을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의 길을 가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죄 되고 거짓되며 죽을 수밖에 없는 길을 가지 않게 하시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넷째 우리는 주안에서 하나라는 인식과 하나 되려는 자세로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날마다 한 밥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은 나뉠 수 없는 한 가족이듯이 주님의 살과 피로 차려진 식탁에 모여 한 믿음으로 주님의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사람들은 모두 주님께서 머리가 되신 교회의 지체들이고 함께 주의 몸을 이루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우리는 전도의 사명을 다짐하며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의 은혜와 그 사랑을 이 세상을 향하여 마지막 날까지 증거할 전도의 사명을 받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여배우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 1929~1993)이 숨을 거두기 일 년 전 아들에게 했던 말에서 우리의 결단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기 원한다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라. 날씬한 몸매를 원하면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어라. 균형 잡힌 걸음걸이를 유지하려면 네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걸어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져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져서는 안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너는 알게 될 것이다. 네가 두 개의 손을 갖고 있음을. 한 손은 네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사용하도록 하여라.”
기도문/
주님, 오늘 저희로 하여금 주 예수 그리스도의 그 귀한 살과 피를 나누어 먹게 하여 주심을 감사합니다. 저희가 숨 쉬며 사는 동안 한순간도 이 구원의 은혜를 잊지 않게 하시고 언제 어디서나 그 증거자들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육과 세상의 유혹과 죄로부터 항상 저희들을 지켜 주시며 믿음으로 승리하는 저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저희로 먼저 새로워지고 또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도구들이 되게 하셔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