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1 잘못된 선택과 진실하고 의로운 선택
잘못된 선택과 진실하고 의로운 선택
(삿 9:1~6, p.376, 신 30:19~20, 543, 586장)
지금부터 11년 전(2014년 7월 28일 자 동아일보) 일간지에 실린 여론조사 내용입니다.
문항 1.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①우리 사회의 문제점 1순위/ 뿌리 깊은 부패, 원칙 경시, 준법정신 부재
②우리 사회의 문제점 2순위/ 빈부격차, 양극화 심화, 정치 이념 갈등
③우리 사회의 문제점 3순위/ 지연 학연 등 끼리끼리 문화
문항 2. 국가 대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①대혁신이 필요한 이유 1순위/ 공정한 사회
②대혁신이 필요한 이유 2순위/ 안전한 사회
③대혁신이 필요한 이유 3순위/ 행복한 사회, 경제성장(일반국민)
④대혁신이 필요한 이유 4순위/ 진정한 선진국 진입, 민주주의의 성숙
문항 3. 개혁이 시급한 대상은 누구인가?
①개혁이 시급한 대상 1순위/ 정치인
②개혁이 시급한 대상 2순위/ 공무원
③개혁이 시급한 대상 3순위/ 언론인 법조인
④개혁이 시급한 대상 4순위/ 일반 국민, 노동계
⑤개혁이 시급한 대상 5순위/ 종교, 시민단체, 학계, 기업인
문항 4.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은 누구인가?
①신뢰할 수 있는 대상 1순위/ 일반 국민
②신뢰할 수 있는 대상 2순위/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③신뢰할 수 있는 대상 3순위/ 기업인, 법조인, 문화스포츠계, 공무원
여론조사의 내용을 살펴보니 우리 한국 사회는 1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나라를 망치게 하는 사회의 큰 죄악으로 7가지를 들었습니다. 이는 우리 한국 사회가 귀 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원칙 없는 정치(政治)>라고 했습니다. 법치를 무시한 제멋대로의 권모술수 정치를 가리킵니다. 정치인의 행동이 개인적인 이익이나 권력 추구에 의해 좌우될 때, 사회는 무질서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둘째로는 <도덕 없는 상업, 정직하지 못한 경제활동>을 들었습니다. 부를 축적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노력이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불공정한 방법으로 얻는 행위는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결국 사회 전체의 부패를 초래합니다.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합니다. 그러나 염치없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을 벌 때 지켜야 할 윤리가 있고 사회에 대한 책무가 있습니다.
셋째는 <노동 없는 부(富)>의 축척입니다.
땀을 흘리며 모은 富라야 떳떳할 수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땀을 흘리며 돈을 모을 때 사회가 밝아집니다. 땅 투기, 이권 매매, 탈세 등으로 재산을 불리는 사람이 늘어나면 나라 전체가 부패해집니다.
넷째는 <인격 없는 지식>이라고 했습니다.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 도덕적 가치나 인성을 소홀히 하고, 지식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지식의 활용을 방해하고, 결국 부패를 낳습니다.
참다운 교육은 차가운 두뇌만이 아니라 따듯한 가슴을 길러주는 일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떤 인간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투철한 이념이 앞서야 합니다.
건전한 인격이 거세된 채 기술과 정보와 지식만이 머리속에 들어간 이른바 지식인들만으로는 우리들의 앞날을 태운 배가 올바르게 항해(航海)할 수 없습니다.
다섯째는 <인간성 없는 과학>를 꼽았습니다.
과학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류의 행복과 복지보다는 경제적 이익이나 특정 목적을 우선시할 때, 사회는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과학은 인간이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있습니다. 그런 과학이 개발을 앞세워가며 생활환경을 오염시키고 오존층을 파괴하고 대량 살상무기 제작과 유전자조작 등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여섯째는 <양심 없는 쾌락>을 들었습니다. 쾌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나 양심을 무시하고,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위는 사회적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힙니다.
마지막 일곱째로는 <희생 없는 신앙>이라고 했습니다.
간디는 신앙인들이 겉으로만 희생의 미덕을 노래할 뿐 자기희생의 정신을 망각한 위선을 사회를 망치게 하는 죄악으로 여겼습니다. 종교적 신앙을 통해 사회적 역할이나 도덕적 가치를 무시하고, 편파적인 행동을 할 때, 사회는 갈등과 분열을 겪게 됩니다.
1. 잘못된 선택(1~6)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 말씀을 나누시겠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한 사사 기드온이 죽자 그의 시대가 가고 정치적 공백기가 생겼습니다. 그 틈을 타서 아비멜렉이 권력을 향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기드온은 아들 70명을 남겼는데 아비멜렉도 그 중에 하나였고 그의 어머니는 세겜 사람으로서 기드온의 첩이었습니다. 그는 남달리 권력에 대한 야망이 컸습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쟁취하려고 하였습니다.
그가 첫 번째 의존한 방법은 정직하지 못한 여론몰이였습니다.
그는 먼저 어머니의 고향 세겜으로 가서 어머니의 형제들과 외할아버지의 가족들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합니다. 먼저 세겜 모든 사람들에게 '기드온(여룹바알)의 아들 70인의 지배를 받는 것이 좋겠느냐 아니면 나 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 좋겠느냐'를 물어봐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아주 교묘한 질문입니다. 뻔한 답을 유도함으로서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마치 합리적이고 세겜 백성들 자신을 위해서도 최선의 선택인양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교묘한 여론몰이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행위입니다.
정당하고 합리적 방법을 통해 정적을 이기려 하지 않고 인신공격이나 여론몰이로 당선되려는 사람에게는 표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 그가 취한 방법은 연고주의였습니다.
그가 혈연과 지연의 연결고리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세겜 주민들과 한 골육임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듯이 매우 효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덮어두고 지지를 보내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언제까지 그의 출신 지역과 학교 그리고 혈연에 현혹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아비멜렉의 외가는 연고주의에 설득 당하였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세겜 주민들을 향해 소위 선거운동을 벌였습니다. 순식간에 세겜 주민들의 마음은 하나로 뭉쳐서 아비멜렉의 지지자가 되었습니다. 주민들은 정성을 다해 아비멜렉에게 은 70냥이라는 거금을 정치자금으로 마련해 주었습니다. 돈은 선거에 있어서 민심을 사로잡는 실탄에 비유합니다.
실제로 아비멜렉은 막대한 정치자금을 이용하여 건달패들을 끌어 모아 자신의 추종자로 삼았습니다. 자신의 인격과 지도력으로 지지자를 모은 것이 아니라 완전히 돈의 힘에 의존했던 것입니다. 어느 시대이든지 이렇게 돈의 힘은 막강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법입니다.
돈의 힘에 현혹되어 우리의 양심을 팔아넘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어느 후보가 돈의 힘에 의존하는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돈의 힘으로 군중과 지지자를 사서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미역국을 먹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비멜렉은 가차 없이 정적을 제거했습니다. 그는 이복형제 70명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폭력배들을 동원시켜 모조리 처단해 버렸습니다. 그 중에 간신히 막내 요담 한 사람만이 도망쳐 나와서 죽음을 모면하고 살아남았습니다.
아비멜렉, 그는 얼마나 잔인한 사람이었습니까? 그는 권력에 눈이 멀어버린 사람이었습니다. 권력 쟁취를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권력 장악을 위해서는 인륜과 정의를 초개처럼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권력이 그에게는 최고의 우상이었습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이렇게 못된 지도자를 선택한 것은 바로 세겜 사람들 자신이었다는 점입니다. 지도자의 수준은 결국 백성들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것을 이 사건을 통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우리들은 세겜 사람들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아비멜렉 같은 사람들이 더 이상 우리 정치 현장에서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2. 진실하고 의로운 선택(7~21)
본문 말씀에 이어 7절~21절을 읽어보면 겨우 목숨을 건진 요담이 등장합니다. 요담은 그리심산에 올라가서 세겜 백성들을 향해 목청을 높여 그들의 잘못된 선택을 풍자로 책망합니다. 요담은 정치 현실을 나무들의 세계에 비유를 합니다.
제일 먼저 감람나무를 왕으로 추대하기 위해 청원을 합니다. 그러나 감람나무는 자기의 기름으로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너무 좋기 때문에 왕이 될 마음이 없다고 고사합니다.
다음에는 무화과나무를 왕으로 추대하고자 했으나 무화과나무도 달콤한 과일을 만들어 내는 일을 마다하고 왕이 되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포도 나무에게 왕이 되어주기를 청원했으나 그 역시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새 술을 버리고 왕이 되기 싫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이들 세 종류의 나무들은 권력보다는 자신들의 본연의 임무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가시 나무에게 왕이 되어줄 것을 청하자 가시나무는 앞서 말한 나무들과는 영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는 자기를 왕으로 추대하려면 자기의 그늘에 피하라고 요구합니다. 만일 그렇게 아니하면 자신의 나무로 불을 지펴서 레바논의 백향목을 다 불살라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 풍자에서 요담은 세겜 백성들이 진정으로 왕이 될만한 사람은 선택하지 않고 가시나무같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면서도 권력욕에 중독되어 눈이 먼 사람, 아비멜렉을 선택한 것은 진실하지도 의롭지도 못한 행동이었음을 지적하고 통렬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선택이 진실하고 의로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우리는 세겜 백성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요담이 부르짖고 있는 것처럼 진실하고 의로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①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성향 가운데 하나는 혈연, 지연, 학연에 크게 매인다는 것입니다. 동향, 동창, 집안이라는 이유에 우선권을 두는 경향이 강합니다. 어쩌면 다른 나라 또한 그런 성향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만큼 동향, 동창, 집안이라는 이유가 관계를 좌우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지연, 학연 그리고 혈연 등 각종 연고주의의 현혹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지연, 학연, 집안을 넘어 객관적인 분별력을 가져야 하고 대의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②온갖 비방과 가짜 뉴스와 거짓 소문이 판을 친 지나간 몇 주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거짓된 말들은 여전히 사람들을 속이고 넘어뜨리며 영혼과 인생, 공동체와 역사를 파괴시키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바르게 듣는 귀를 갖고, 잘 듣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중상모략이나 여론몰이에 속아서도 안 됩니다.
지금까지 자기 욕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이용하거나 패거리 지었던 죄, 떠도는 말을 듣고 가볍게 판단하고 행동한 죄, 스스로 죄와 무관한 존재인 줄 알았던 죄에 대해 주님께 다 용서를 구하고, 이제 자신의 귀와 생각과 언어와 행동을 훈련해 가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③돈의 유혹에 양심을 팔아서는 더더구나 안 됩니다.
④그리고 권력 쟁취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 중독자를 가려내야 합니다.
⑤권력을 추구하되 백성을 섬기고자 하는 진솔한 마음이 앞서는 사람에게 적극적 지지를 보내야 합니다.
물론 누구도 완전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후보들 중에서 그래도 상대적으로 누가 더 나은가? 어떤 후보자가 우리의 현실에 더 가까운가를 살펴서 투표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한 표를 행사함으로 우리 민족과 지역사회의 장래를 좀 더 밝게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심정으로 투표해야 하겠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특출한 솜씨를 보이거나, 돈 버는 재주가 남다른 사람을 흔히 '미다스의 손(Midas touch)'이라 일컫습니다.
역사적으로 미다스는 기원전 8세기 지금의 터키 부근 고대국가인 프리기아의 왕이었습니다. 신의 예언대로 마차를 타고 프리기아에 왔다가 왕이 된 그는 마차를 제우스에 바치려 신전 기둥에 복잡하게 매듭지어 묶었습니다. 그리곤 "매듭을 푼 사람이 아시아의 왕이 될 것"이라 예언했습니다.
후에 대제국 건설에 나선 알렉산더 대왕이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자 단칼에 끊어버렸고 실제 아시아를 정복했습니다. 이후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 그것을 푸는 대담한 행동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고정관념의 틀 안에서만 문제를 보고, 풀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단순하면서도 과감한 그리고 전혀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만 한다면, 머리를 싸매고 고심하던 문제도 간단하게 풀리는 수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6월 3일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소회(所懷)를 시구 형식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그날을 기다립니다.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서성이며 기다리다 말고, 마중을 나갔다 돌아옵니다.
드디어 그날이 오고 있습니다.
가슴 조이며 기다려 온 날입니다.
너울 속에 가려진 그 님이 오십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옷매무새를 고쳐 입습니다.
마침내 그날이 왔습니다.
2025년 6월 3일 그 님이 오십니다.
밝은 얼굴, 환한 미소를 보고 싶습니다.
내 조국, 대한민국의 새 출발을 보고 싶습니다.
기도문/
주님, 이 나라 이 민족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지난날의 연단과 징계를 딛고 다시 일어서게 하옵소서. 열방을 밝게 비추는 동방의 횃불이 되게 하옵소서.
6월 3일 이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일대 전환점이 되게 하옵소서. 무엇보다도 국민의 마음과 생각을 일깨워 주셔서 우리의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여 이 시대에 합당한 지도자를 세우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