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 당할 때(왕하 4;1~7, p.564, 빌 4:6~7, 543, 337장)
“하나님을 기다리며(시몬 베유 저)”라는 책에서 환난의 특징으로 다섯 가지를 꼽습니다.
그 첫 번째는 고립감입니다. 어려움을 당하는 것 자체도 괴로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괴로운 일은 이 어려움을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 어려움을 그저 나 혼자 다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 남들 다 멀쩡히 잘 사는데 나만 혼자 이렇게 이상한 일을 당한 것 같다는 생각, 이런 생각들 속에 사로잡혀 있을 때 우리는 고립감을 경험합니다.
두 번째 특징은 자기 고통에 대한 과몰입, 자의식 과잉입니다. 고난이 견디기 힘든 환난으로 돌변하는 데는 우리가 자기 고통을 과장하거나 자기 고통 이외의 것에는 무감각하고 무덤덤한 삶의 태도 또는 고통의 문제 말고는 다른 관심사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 태도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특징은 절망입니다. 고난을 그저 저주나 징벌로 여기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고난을 자기 삶을 비관하기 위한 근거로 삼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런 태도가 고난을 견디기 힘든 환난으로 뒤바꿔 놓습니다. 그러나 고난은 절망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거짓 소망을 내려놓고 참된 희망을 품게 하는 동기입니다.
환난의 네 번째 특징은 분노입니다. 이 분노는 고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태도와 관련 있습니다. 고난을 누구에게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저 삶에 어울리지 않는 불필요하고 예외적인 요소로만 여기는 잘못된 인식과도 관련 있습니다.
환난의 다섯 번째 특징은 환난에 동조하거나 환난을 부추기려는 삶의 태도입니다. 고난을 악의적이고 파괴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고난을 핑계로 될 대로 돼라는 식의 삶의 태도, 고난을 구실로 아무런 성찰 없이 그저 순간 순간의 유희와 쾌락에 이끌려 사는 삶의 태도가 그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줄거리는 살길이 막막한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신학을 공부하던 젊은이(선지 생도)가 처자식과 빚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채권자들은 자식들이라도 종으로 삼겠다고 소리를 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살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부가 된 여인은 궁리 끝에 하나님의 사람이요 신학교 교장인 엘리사에게 자신의 처지를 아뢰고 하소연을 합니다. 선지자는 그에게 기적 같은 일을 행하여 살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빚을 다 갚고 세 식구가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인과 엘리사와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 보면,
여인: 엘리사 선생님 제가 왔습니다. 선지 생도인 제 남편은 죽고 채무자들에 의해 두 아들은 종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엘리사: 얼마나 슬프시겠습니까? 내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까요? 당신 집에는 현재 무엇이 있습니까?
여인: (흐느껴 울면서)한 병 기름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엘리사: (한참을 하늘을 우러러 침묵의 기도를 기리더니) 알았습니다. 이렇게 하십시오. 두 아들을 시켜 모든 이웃들에게 빈 그릇을 빌려오라고 하십시오. 할 수 있으면 많이 빌리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빌려 온 그릇을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가 문을 닫고 집에 가지고 있는 기름 한 병을 빌려 온 그릇들에다 옮겨 부으십시오.
여인: (그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다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집에 돌아 온 여인은 선지자가 지시대로 합니다.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빈 그릇에다 기름을 부은 대로 가득가득 채워집니다. 빌려 온 그릇을 다 채우자 기름이 끊겼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많은 그릇을 빌려 올 것인데... 여인은 선지자를 찾아 사실 그대로 이야기했습니다.
엘리사: (너털웃음을 하면서) 그래요. 잘된 일입니다. 그 기름을 팔아 빚을 갚으시고 남은 분량으로는 세 식구의 생활비로 사용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마침내 남편을 먼저 보낸 가련한 한 여인과 두 아들이 엘리사 선지의 기적을 통해 기사회생, 문제를 해결 받고 생활의 안정을 얻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깊은 시름과 좌절을 안고서 삶을 포기하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본문의 이야기는 고난을 축복으로 변하게 하는 비밀을 발견하게 합니다. 문제가 변하여 축복이 된 교훈을 깨닫게 합니다.
첫째로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에 하나님 앞에 나와서 기도하셔야 합니다.
1절 말씀입니다. “선지자의 제자들의 아내 중의 한 여인이 엘리사에게 부르짖어 이르되 당신의 종 나의 남편이 이미 죽었는데 당신의 종이 여호와를 경외한 줄은 당신이 아시는 바니이다 이제 빚 준 사람이 와서 나의 두 아이를 데려가 그의 종을 삼고자 하나이다 하니.”
남편은 죽고 빚만 남고 두 아들을 빼앗기게 된 절박한 상황 앞에서 그녀가 취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었겠습니까?
몇 가지 부정적인 태도가 있습니다. 세상을 원망하고 현실을 비관하며 종으로 자식들이 끌려가는 꼴을 보기보다는 차라리 함께 죽는게 났다며 집단 자살을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악을 쓰고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며 죽어도 빚은 못 갚는다. 내 자식 빼앗아가려면 나 먼저 죽이라고 시위를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어느 날 깊은 밤, 바람과 함께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리는 방법도 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엘리사를 찾아갔습니다. 1절을 보면 “한 여인이 엘리사에게 부르짖어”라고 했습니다. 엘리사는 그 당시 신학교 교장이었고 기적과 능력을 행하는 위대한 하나님의 종이었습니다. 그녀가 엘리사를 찾아간 것은 사람의 방법을 찾지 않고 하나님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이럴 때 어떻게 하실 것인가?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방법은 어떤 것인가를 물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성경은 기도라고 말합니다.
시편 50편 15절을 보면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라고 했습니다.
교우 여러분! 인생의 위기를 만났을 때 선지 생도의 아내처럼 자비하신 하나님께 나아가 도우심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이 여인이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가서 부르짖었듯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나의 사정을 부르짖어 고하시기 바랍니다.
예레미야 33장 3절 말씀입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부르짖고 기도하기 위해,
1) 예배당으로 나오시기를 바랍니다.
2) 형편을 사실적으로 털어놓고 구체적으로 소상하게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3) 무엇보다도 마음을 실어서 기도함이 필요합니다. 간절하게 구해야 합니다. 도와주심을 간구해야 합니다.
4) 믿음의 기도는 주님 앞에 외면을 당하지 않습니다. 기도 응답을 받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르짖고 호소하는 자, 기도하는 자에게 은혜를 부어 주십니다. 부어 주시되 찔끔 주는 것이 아니라 차고 넘치게 주십니다.
둘째로 이미 주신 것, 아직도 남아 있는 한 병의 기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2절 말씀입니다. “엘리사가 그에게 이르되 내가 너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네 집에 무엇이 있는지 내게 말하라 그가 이르되 계집종의 집에 기름 한 그릇 외에는 아무것도 없나이다 하니.”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것을 통하여 역사하십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작은 것, 이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도 놀랍게 채우시며 구원의 통로로 사용하십니다.
1) 그러므로 많은 것을 잃어버렸을지라도 아직도 가진 것이 무엇인가? 헤아려 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2)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붙잡고 낙심만 할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가? 주께서 나에게 주신 재능과 은사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3)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비록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일지라도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합니다.
복음서를 보면, 오천 명이 허기진 상황 속에서 그들에게 먹일 것을 찾아오라고 하셨을 때 어린아이의 도시락인 작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5개를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작고 볼품없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했지만 예수님께 드려진 그 작은 것으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고 12 광주리가 남는 놀라운 채움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본문의 이야기 역시 집안에 남은 작은 기름 한 병이 이웃에게 빌려온 수많은 빈 그릇을 채우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소유한 보잘것없는 이 기름 한 병이 나와 가족이 살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선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셋째로 기름을 담을 그릇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없으면 이웃에게 빌려 올 줄도 알아야 합니다.
3절 말씀입니다. “이르되 너는 밖에 나가서 모든 이웃에게 그릇을 빌리라 빈 그릇을 빌리되 조금 빌리지 말고.”
인생은 소유가 아닙니다. 빌려 쓰고 살다가 떠나가는 것입니다. 인생은 때때로 그 무엇인가를 빌려 쓰고 빌려주며 살다가 가는 것입니다.
본문의 여인도 그 딱한 형편에 모든 이웃에게서 빌려 온 그릇에 기적의 기름을 채워서 문제를 해결 받고, 난관을 극복합니다.
1) 내 것이 아니면 금방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 올 줄을 모르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것도 남에게 빌려주지도 않습니다.
2) 그러나 세상이 어찌 혼자 힘만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물론 빚을 무서워 할 줄을 알아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빌려 쓸 줄도 알아야 발전이 있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3)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의 재정구조를 보면 자산의 총액보다 빚이 훨씬 더 많지 않는가? 문제는 빌려 쓸지라도 가능성이 있고 꿈이 있으며 진실성이 있으면 됩니다.
4) 동서남북을 바라 보고 이곳저곳을 다녀 보면 길이 보입니다. 때로는 남의 것을 빌려다가 이용할 줄도 알아야 됩니다. 빌려서라도 그릇을 준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그릇은 믿음을 가리키고, 그릇의 분량은 믿음의 분량을 뜻합니다.
넷째로 문을 닫고 기름을 붓는 순종함이 기적을 낳습니다.
4~5절 말씀입니다. “너는 네 두 아들과 함께 들어가서 문을 닫고 그 모든 그릇에 기름을 부어서 차는 대로 옮겨 놓으라 하니라 여인이 물러가서 그의 두 아들과 함께 문을 닫은 후에 그들은 그릇을 그에게로 가져오고 그는 부었더니.”
인간은 생각과 습관에 따라 건강한 쪽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나쁜 쪽으로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락가락하는가 하면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존재입니다. 어떤 마음을 먹느냐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고 행, 불행이 판가름납니다.
문을 닫은 후에 빌려 온 그릇에 자신의 집에 있는 기름을 부었습니다. 얼핏 보면 전혀 의미 없는 행동 같습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가져온 그릇마다 기름이 가득가득 찼습니다. 준비된 그릇대로 채워집니다. 문을 닫고 기름을 부은 일은 세상 줄을 끊고 전신 전력하여 주의 말씀에 순종함을 의미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해 이성적으로는 불합리하게 여겨질지라도 이 여인처럼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할 때 놀라운 이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만 은혜를 베푸십니다(신 30:2-3, 삼상 15:22, 행 5:29).
본문 6~7절 말씀입니다. “그릇에 다 찬지라 여인이 아들에게 이르되 또 그릇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아들이 이르되 다른 그릇이 없나이다 하니 기름이 곧 그쳤더라 그 여인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나아가서 말하니 그가 이르되 너는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너와 네 두 아들이 생활하라 하였더라.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축복하시기 전에, 치료하시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 전에, 구하는 것을 주시기 전에 “네가 믿느냐?”라는 질문을 하십니다.
이 질문을 던지시는 요지는 “네가 담을 그릇을 준비했느냐? 순종하겠느냐?”는 뜻입니다. 주님께서 역사하실 것인데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네 믿음대로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믿음의 그릇을 따라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알지만 하나님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가진 믿음의 그릇에 제한이 있을 뿐입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도 저와 여러분의 믿음이 온전해져서 더 큰 역사를 불러오는 기적의 통로요 그릇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1) 어려운 처지에서도 낙망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2) 주님 앞에 나아와 부르짖어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나에게 있는 것, 이미 주신 것을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주님 말씀하시면 무엇이든 순종하여 행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5) 내 심령에 영적 부흥이 일어날 때, 육신적으로도 살길이 열리고 기적을 체험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기도문
주님, 살길이 막막한 여인이 기도함으로, 순종함으로 기적같은 역사를 경험할 수 있었던 처럼, 우리에게도 기도의 영과 순종의 영을 부어 주셔서 어떤 난관 앞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